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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장도 놀랐다, '경기당 5.5명' KIA의 화려한 '불펜 스타카토' [IS 포커스]

분업화와 효율적인 관리가 맞물렸다. '호랑이 군단'의 불펜 짜임새가 기대 이상이다.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지난 17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흥미로운 얘길 했다. 이 감독은 "KIA랑 겨뤄보니까 왜 1등을 하는지 알겠더라. 기세가 있더라"며 "나만 느끼는 줄 알았는데 (김)광현이도 그걸 느꼈다고 하더라. 겨뤄서 이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SSG는 16일 9회 말 한유섬이 끝내기 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지만 17일 2차전은 3-11로 완패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시즌 15승(5패)째를 달성,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이숭용 감독이 꼽은 KIA의 강점은 크게 두 가지. 적재적소 터지는 타선과 불펜의 힘이다. 주목할 부분은 후자인데 이 감독은 "불펜으로 넘어가는 로케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촌평했다. KIA의 허릿심은 기록에서 증명된다. 17일 기준 불펜 평균자책점이 3.20으로 리그 1위다. 부문 2위 SSG(4.15)와의 차이가 꽤 벌어져 있다. 홀드 공동 1위 전상현(12경기 6홀드 평균자책점 2.45) 세이브 단독 1위 정해영(8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축으로 톱니바퀴처럼 불펜이 돌아간다. 여기에 왼손 필승조로 거듭난 곽도규(13경기 4홀드 평균자책점 0.93)까지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눈에 띄게 늘었다. 뎁스(선수층)가 확 달라졌다는 평가다. KIA는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올해 경기당 투수 사용이 5.50명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결과도 만족스럽다. 팀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 허용률)가 26.8%로 리그 3위. IRS는 불펜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앞선 투수의 책임 주자를 얼마나 잘 막았는지를 엿볼 수 있는데 지난해 KIA는 부문 7위(36.1%)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는 타자 유형에 따라 스타카토(한 음씩 매우 짧게 끊어 연주하는 일)처럼 이닝과 아웃카운트를 쪼개 변주를 준다.달라진 비결은 뭘까. 이범호 KIA 감독은 "5회는 누구, 6회는 누구처럼 위치를 딱 정해준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내가 몸을 풀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며 (몸을 풀라는) 전화가 오기 전에 준비한다. 웬만하면 (등판 타이밍이 밀려) 두 번씩 몸 풀게 하지 않으려고 투수 코치랑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선수들이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고 하면 그다음 날 연투라고 생각해서 빼줘야 하나 생각도 갖고 있다. 한 번만 (몸을) 풀고 올라가니까 구위나 힘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소한의 몸만 풀고 등판할 수 있게끔 그 준비를 투수 코치랑 하고 있다. (그 덕분에) 불펜에서 힘을 쓰는 게 아니고 경기에서 힘을 쓰는 요인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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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철 2승' KIA, LG 이어 한화도 잡았다...4연승 질주

디펜딩 챔피언에게 싹쓸이 승리를 따온 KIA 타이거즈의 기세가 계속된다. KIA가 한화 이글스마저 꺾으며 4연승을 질주했다.KIA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한화와 만나 8-4 여유로운 승리를 거뒀다.최근 기세가 심상치 않다. KIA는 앞서 홈 광주에서 지난해 통합 우승을 거둔 LG 트윈스와 만나 3경기에서 모조리 승리했다. 이어 '원조 돌풍팀'이었던 한화마저 꺾으면서 최근 뜨거운 기세를 증명했다.앞서 다소 부진했던 윤영철이 되살아난 경기였다. 윤영철은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소화했다. 당시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했으나 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4와 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주춤했다.12일 경기 역시 다소 불안했으나 무너지지 않고 틀어막아 선발 임무를 다했다. 윤영철은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해 선발 임무를 완수했다. 직구 최고 143㎞/h로 구속도 준수했다. 윤영철은 1회 말 1사 때 요나단 페라자에게 땅볼을 유도해놓고 본인의 수비 실수로 그를 살려 보냈다. 이후 노시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채은성에게 유격수 땅볼, 윤영철에게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그대로 위기에서 탈출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 실점은 나왔다. 김도영이 포구 실책을 범한 탓에 주자가 들어왔다.하지만 윤영철은 차분하게 투구를 이어갔다. 2회부터 5회까지는 달랐다. 5회를 마칠 때까지 투구 수가 71구에 그칠 정도로 안정감 있게 이닝을 책임졌다. 경제적 투구 덕에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실점이 나온 게 옥의 티였다. 선두 타자 노시환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그는 채은성에게도 볼넷을 내줘 흔들렸다. KIA는 불펜 장현식을 투입해 진화하려 했으나 이후 이어진 1사 만루 상황에서 최재훈이 적시타를 치면서 윤영철의 자책점이 늘어났다.한편 타선에서는 올 시즌 초 부진했던 김도영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선취점을 내줬던 KIA는 2회 초 4번 타자 최형우가 동점 솔로포로 먼저 균형을 맞췄다. 이어 1-1 동점 상황인 3회 초 2사 때 김도영이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의 직구 실투를 공략해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김도영은 3-2로 앞선 7회 초에도 한화 이민우의 초구를 공략해 우전 적시타로 타점을 더했다.KIA는 8회 초 한준수의 2타점 적시타, 홍종표의 적시타로 7-2까지 리드를 벌렸다. 한화는 8회 박준표에게 두 점을 뽑았으나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KIA 마무리 정해영이 4아웃 세이브를 거두면서 4연승을 마무리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1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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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진 평균자책점도 1위...8연승 KIA, 약점이 없다

KIA 타이거즈 8연승이 시작된 8월 24일 수원 KT 위즈전. 승리(스코어 7-3) 주인공은 9회 초 3-3 동점 만루 상황에서 우전 안타를 치며 결승타를 기록한 내야수 박찬호였다. 공격 뒷심으로 만든 승리였다. 2-3, 1점 밀린 채 8회를 맞이한 KIA는 2사 1루에서 박찬호가 도루를 성공했고, 최형우가 안티를 치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9회는 하위 타선 김태군이 1사 뒤 중전 안타로 출루해 기회를 열었고, 대타 고종욱은 진루타를 쳤다. 상대 배터리가 타격감이 좋았던 김도영을 고의4구로 걸렀고, 이 상황에서 최원준까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들었다. 해결사는 박찬호가 맡았다. 공격력에 가려 주목받지 못한 불펜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KIA는 이날 선발 투수 토마스 파노니가 5와 3분의 2이닝 7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지만, 6회 말 1사부터 실점 없이 KT 타선을 막아냈다. 파노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장현식은 안타 1개, 볼넷 1개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이준영이 김민혁을 범타 처리했고, 이후 나선 임기영·전상현·정해영도 각각 1이닝씩 실점 없이 막아냈다. KIA가 8연승째를 거둔 3일 SSG 랜더스전도 화력에 가린 불펜진의 수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발 투수 이의리가 4점을 내줬고, 두 번째 투수 박준표도 홈런을 맞고 2점을 내줬지만, 이후 나선 김대유·장현식·최지민·전상현·임기영 그리고 정해영이 남은 5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KIA 타선은 5-6으로 지고 있던 8회 초 공격에서 2득점하며 역전했고, 9회 초 김도영이 쐐기 솔로 홈런을 치며 역전했다. 불펜진이 역전승 발판을 만들었다. 8연승을 거두는 동안 ‘전천후 투수’ 임기영은 6경기에 등판해 6이닝을 막으며 딱 1점만 내줬다. 선발 투수와 필승조 사이 연결고리 역할부터 마무리 투수 바로 앞에 나서는 셋업맨까지 모든 임무를 다 수행했다. KIA는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진 한자리가 비었지만, 김종국 감독은 선발 경험이 많은 임기영을 대체 선발로 돌리지 않았다. 그가 불펜에서 해주고 있는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시즌 내내 궂은일을 맡았던 임기영은 팀 8연승 기간에도 빛났다. 기존 필승조 ‘트리플J’ 라인 전상현·장현식·정해영도 견고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상현은 5경기 5와 3분의 1이닝을 막으며 1점만 내줬다. 구원 2승, 홀드 2개를 기록했다. 장현식도 지난달 27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 3일 SSG전 박빙 승부에서 각각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도 등판한 4경기에서 실점 없이 세이브 3개를 해냈다. KIA 불펜진은 8연승을 거두는 동안 팀 평균자책점 1.53·6홀드·3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홀드는 이 기간 10개 구단 중 1위였다. KIA는 전반기 불펜 난조 탓에 승률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해영은 한 달 넘게 1군을 이탈했고, 그 자리를 메운 최지민도 셋업맨 임무를 수행할 때보다 고전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가장 중요한 시기 힘을 내고 있다. 무더위와 장맛비로 컨디션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IA 질주에 큰 역할을 해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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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일 만에 세이브...제자리 되찾은 정해영, 후반기 활약 자신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12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9회 초 수비에서 강수를 뒀다. 3-2, 1점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린 불펜 투수 장현식이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정해영(21)을 투입한 것이다. 예상을 벗어나는 선택이었다. 정해영은 2021~2022시즌 세이브 66개를 기록한 팀 마무리 투수다. 그러나 올해는 크게 떨어진 구속 탓에 자신 있는 투구를 하지 못했고, 6월 한 달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일 1군에 복귀한 뒤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모두 지고 있거나 점수 차가 큰 상황이었다. 그런 정해영이 피안타 1개면 역전까지 내줄 수 있는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KIA가 6연승을 눈앞에 두고 있어서 부담도 클 수밖에 없었다. 안타나 볼넷을 내주면 자신감이 더 떨어질 게 뻔했다. 김종국 감독의 승부수로 비판받았을 것이다. 결과는 KIA의 승리. 정해영은 삼성 타자 김동진과의 승부에서 2구째 포크볼로 2루 땅볼을 유도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올 시즌 7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7일 LG 트윈스전 이후 46일 만에 거둔 세이브였다. 정해영은 6월 한 달 동안 투구 메커니즘을 재정비했다. 신인 시절부터 자신을 지도한 서재응 잔류군 코치로부터 하체의 중심 이동이 늦고, 팔 스윙은 상대적으로 빨라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해영은 이후 하체 밸런스를 잡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다. 퓨처스(2군)팀에 합류한 뒤에는 KBO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였던 손승락 2군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하체를 활용하는 투구 지향점을 유지하면서도, 엉덩이 근육을 보강하는 훈련을 더했다. 정해영은 이 과정에서 포심 패스트볼(직구) 원래 구속을 되찾았다. 복귀전이었던 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최고 구속이 147㎞/h까지 찍혔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 전 등판한 5월 28일 광주 LG전 직구 최고 구속은 141㎞/h였다. 한때 9위까지 떨어졌던 KIA는 전반기 막판 포수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안방 전력을 보강하고,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하며 재도약 의지를 드러냈다. 정해영까지 제자리(마무리 투수)를 되찾으며 뒷문이 더 단단해졌다. 김종국 감독은 “결국 (정)해영이가 뒷문을 막아줘야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라고 했다. 정해영은 “1군에서 떠나 있는 동안 형(팀 동료)들이 내 몫을 해줬다. 이제 내가 형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팀 승리를 지켜내겠다. 세이브도 많이 해내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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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신인 투수에 밀린 게 전화위복...전천후 능력 증명→가치 상승한 임기영

전반기 선발 등판 없이 구원 등판한 나선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KIA 타이거즈 임기영(30)이다. 그는 총 51이닝을 소화, 이 부문 2위인 박영현(KT 위즈)보다도 6과 3분의 2이닝을 더 막았다. 임기영은 그야말로 전천후 투수였다. 올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8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롱릴리버로 나섰다. 선발 투수 이의리가 3이닝 만에 강판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투구 수 47개를 기록했다. 시즌 첫 10경기에서 1이닝 이상 막은 경기만 5번이었다. 5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필승조 일원으로 임무를 소화했다. 전상현과 장현식, 우완 정통파 셋업맨들의 컨디션이 들쑥날쑥한 상황에서 홀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구위 저하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6월엔 그의 임무를 대신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최지민이 볼넷 3개를 내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김인환을 땅볼 처리하며 팀 승리(스코어 6-4)를 지켜냈다. 임기영은 롱릴리버와 셋업맨, 마무리 투수까지 모두 소화하며 KIA 불펜의 만능키로 쓰였다. 이런 임무 수행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가 원래 선발 투수였기 때문이다. KIA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176경기 중 122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2017시즌, 8승 6패·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여줬고, 에이스 양현종이 미국 무대로 떠난 상황에서 치른 2021시즌엔 팀에서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웠다. 지난 시즌 리그 최다 패전(13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4.24)은 준수했다. 임기영은 그런 투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5선발 경쟁에서 밀렸다. KIA는 신인 좌완 윤영철에게 먼저 기회를 줬고, 그가 안정감을 보여주며 자리를 지켰다. 임기영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주어진 임무를 기대 이상으로 해내며 프로 정신을 보여줬다. 올 시즌 성적은 33경기·1승 1패·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은 2.65다. 김종국 KIA 감독은 헌신적인 자세와 빼어난 투구를 보여준 임기영을 전반기 투수 수훈 선수로 꼽기도 했다. 임기영은 선발 투수로서도 경쟁력이 뛰어나다. 대기 시간이 길고, 매 경기 등판을 준비해야 하는 보직(불펜 투수)를 맡아서도 잘 하고 있다. 체력 회복, 연투, 강인한 멘털까지 증명했다. 비록 원래 보직(선발 투수) 빼앗긴 모양새지만, 더 많은 능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이 점점 다가오는 상황. 임기영에겐 2023시즌 전반기는 전화위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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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모험 아닌 승부수...정해영 살린 김종국표 낭만 야구

김종국표 ‘낭만 야구’가 호랑이 군단을 춤추게 만들고 있다. KIA가 파죽의 6연승을 거뒀다.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3-2로 신승을 거뒀다. 박찬호가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고, 최형우는 시즌 8번째 결승타를 쳤다. 돌아온 외국인 투수 파노니도 4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보여줬다. 이 경기 승부처는 9회 초. 5회 말 스코어(3-2)를 8회까지 잘 지킨 KIA는 장현식을 마운드에 올려 리드를 지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1사 뒤 강한울에게 볼넷, 2사 뒤 이재현과 김현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만루를 자초했다. KIA는 앞서 선발 자원 윤영철까지 마운드에 올리는 총력전을 펼쳤다. 셋업맨 이준영·전상현·최지민이 모두 등판했다. 장현식에게 남은 아웃카운트 1개를 믿고 맡길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김종국 감독은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2시즌(2021~2022) 연속 30세이브 이상 기록한 팀 클로저지만, 4~5월 구위 저하에 시달리다가 한 달 동안 2군에서 재정비 기간을 갖진 투수다. 지난 2일 LG 트윈스전에서 복귀했고, 이후 2경기 더 치렀지만,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상황에 나선 건 아니었다. 김종국 감독은 11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정해영이 다시 뒷문을 지키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6연승 길목, 그것도 1점 차 2사 만루 위기라는 박빙 상황에서 그걸 시도했다. 컨디션이 좋은 투수도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면 김종국 감독의 선택은 모험이었다. 아직 100% 몸 상태로 보기 어려운 정해영이 팀 패전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내면, 그 후유증은 말로 설명이 어려울 만큼 컸을 것이다. 김종국 감독의 모험은 통했다. 정해영은 김동진과의 승부에서 초구에 포크볼을 보여준 뒤 다시 같은 구종을 스트라이크존 안에 넣어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2루수 김선빈이 유격수 박찬호에게 토스에 이 경기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정해영은 지난 5월 27일 LG전 이후 46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투구 수는 2개뿐이었지만, 이 세이브의 의미는 KIA의 남은 시즌 성패에 변곡점이 될 만큼 컸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 5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삼성으로 이적한 류지혁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한 바 있다.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그의 송별회에 직접 참석해 격려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KIA가 차가운 머리와 냉철한 데이터로 짜맞추는 게 아닌 가슴이 뛰는 낭만 야구를 보여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1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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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은 올해도 KIA 타이거즈 언성 히어로

이준영(30)은 올 시즌도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언성 히어로다. KIA 불펜진은 3일 기준으로 팀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 10개 구단 중 3위를 지키고 있다. 2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한 정해영, 2021시즌 홀드왕(34개) 장현식을 보유한 팀이다. 마무리 투수 임무를 수행했던 전상현도 있다. 정해영은 올 시즌 다소 주춤했다. 구속과 구위 모두 이전보다 떨어진 탓에 5월 30일 등판 이후 한 달 넘게 퓨처스팀에서 컨디션 관리를 받았다. 장현식도 4점(4.43)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대신 지난겨울 호주 프로야구 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이 빨라진 최지민이 셋업맨으로 올라섰고, 5선발 경쟁에서 밀린 임기영이 롱릴리버와 필승조 임무를 모두 수행하며 분투, 비교적 탄탄한 허리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 여기에 이준영의 수훈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3일 기준으로 팀 불펜진에서 가장 많은 등판(34번)을 기록했다. 주로 왼손 강타자 라인이 시작될 때 등판해, 상대 공격 흐름을 끊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준영의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55에 불과하다. 불펜 투수의 진짜 공헌도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도 준수하다. 이준영은 올 시즌 IRS(기출루자 득점 허용률) 0.269를 기록했다. 기출루자수가 25 이상이었던 리그 불펜 투수 9명 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주자의 득점을 자주 허용해 앞에 나선 투수의 평균자책점을 높이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 평균자책점 관리도 뛰어났다. 이준영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1.34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2022)도 2점(2.91) 대로 좋은 성적을 남겼는데, 더 견고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30경기 이상 등판한 리그 불펜 투수 중 1점 대 평균자책점을 지키고 있는 투수는 함덕주(1.15·LG 트윈스) 박영현(1.98·KT 위즈) 서진용(1.31·SSG 랜더스) 최지민(1.66·KIA) 그리고 이준영 5명뿐이다. 이준영은 타이트한 상황, 홀드 요건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 자주 등판해 임무를 수행했다. 홀드는 3일 기준으로 6개. 이 부문 리그 1위(17개) 노경은(SSG)과의 차이는 11개다. 상대적으로 팀 내 다른 투수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할 때도 많다. 하지만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팀 기여도는 매우 높다. 이준영은 그런 투수다. 우타자 상대 약세는 개선해야 할 숙제다. 지난 시즌은 피안타율 0.288로 나쁘지 않았지만, 올 시즌은 0.381다. 온전히 1이닝을 막아내기 위해선 좌우 편차를 줄여야 한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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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클래식] "예상외의 반전 보여준 세 팀···롯데와 KIA 그리고 한화"

매년 정규시즌 개막 전 판도를 예측할 때 전문가들은 “팀 간 전력이 엇비슷하다. 마지막까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정작 개막 한 달 후에는 선두와 최하위의 격차가 확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은 정말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투타 밸런스가 좋은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팀의 전력은 비슷하다.개막 한 달, 벌써 세 가지 예상이 빗나갔다. 예상외의 반전을 보여주는 세 팀이 있다.롯데는 지난 30일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11년 만에 단독 선두에 등극했다. 롯데가 8연승을 달린 건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이후 13년 만이다.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유강남(포수)과 노진혁(유격수) 한현희(투수)를 데려오며 영입 한도 3명을 꽉 채웠다. 방출생까지 데려오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이런 구성이라면 충분히 가을 야구를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다.그래도 롯데가 1위까지 도달할지 몰랐다. 예상을 뛰어넘어 정말 잘한다. 나균안이 선발 투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고, 불펜과 마무리가 조화를 이룬다. 공격에선 두산에서 방출돼 롯데 유니폼을 입은 안권수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정말 잘하더라. 1년 내내 경기 하다 보면 '운'도 따라줘야 한다. 최근 맞붙은 NC 다이노스나 한화 이글스 등 상대가 실수해 롯데에 찬스가 넘어오곤 했다. 승운이 따라왔다.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 선수가 속출, 험난한 레이스가 예상됐다. 그런데 KIA는 최근 5연승을 달리며 승률 5할을 돌파했다. 예상외로 공격력이 활발하다. 그 이유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이다. 홀드왕 출신 장현식이 4월 말 복귀한 것도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탰다. 주말 3연전에서는 KIA가 잘한 점도 있지만, LG가 홈 스틸을 허용하고 외야수 문성주가 손쉬운 플라이를 놓치는 등 자멸한 영향도 컸다. 다만 KIA 마무리 정해영(3승 1패 2세이브)은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보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3㎞ 떨어진 141㎞에 그친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닌지 우려가 든다. 비시즌 채은성과 이태양 등을 영입한 한화는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너무 못한다. 선수 구성을 보면 이렇게 하위권에 처질 전력이 아니다. 벤치의 '미스'도 아쉽다. 지난달 19일 두산 베어스전, 7-5로 앞선 9회 초 무사 1루(대주자 양찬열) 상황에서 타석에는 김재환이 서 있었다. 풀카운트 승부가 이어졌는데 1루수(채은성)가 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계속 베이스에 붙어있더라. 상식 밖의 수비 포메이션이다. 결국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맞고 7-6 추격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선 어차피 1루 주자가 다음 베이스로 뛴다. 한 점을 뺏기더라도 동점이 되지 않는 만큼 주자를 너무 신경 쓸 필요 없다. 이럴 때는 1루수가 정상 수비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감독이나 수비 코치가 세심하게 보고, 부족한 점을 간파해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23일 LG전에서는 4-6으로 뒤진 8회 말 5-6으로 따라붙은 뒤 정은원이 무사 만루에서 우익수 방면 적시타를 쳤다. 이때 3루 주자 채은성이 동점 득점을 올렸고, 2루 주자 이성곤은 3루 진루에 그쳤다. 이 상황에서 LG 우익수 문성주가 공을 한 번에 놓쳤다. 그런데 한화 3루 주루 대릴 케네디 코치는 문성주가 최초로 공을 잡으려고 할 때 벌써 ‘3루에서 멈추라’는 동작을 취했다. 만일 이성곤이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면 득점했을지도 모른다. 무사 만루여서 무리할 필요는 없었지만 이런 세밀한 플레이가 승리와 연관된다. 한화에서 이런 경우는 흔치 않게 일어난다. 어렵게 동점을 만들고 역전 찬스를 놓쳐 무너지는 패턴이 자주 반복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3.05.0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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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장현식이 돌아오자, 정해영도 살아났다...KIA 반격 예고

2023시즌 첫 3연전(삼성 라이온즈전) 스윕으로 반등 발판을 만든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의 역대 3번째 개인 통산 160승 달성, ‘야수 맏형’ 최형우의 통산 2루타 신기록(465개) 경신 등 굵직한 퍼포먼스가 조명 받으며 가린 퍼포먼스가 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제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정해영은 23일 열린 삼성과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KIA가 5-3으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이재현·이성규·오재일, 세 타자를 뜬공 2개와 삼진 1개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고, 세이브를 챙겼다. 올 시즌 2번째 세이브였다. 정해영은 2일 SSG 랜더스전,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모두 홈런을 맞는 등 올 시즌 초반 부진했다. 빠른 공 구속은 시속 140㎞ 대 초반에 그쳤고, 변화구 승부는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 하지만 2점 차(스코어 2-0) 리드를 지키고 세이브를 올린 12일 한화 이글스전을 기점으로 조금씩 제 모습을 찾고 있다. 타이트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위와 제구를 점검하며 실점 감각을 회복했다. KIA가 올 시즌 첫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거둔 22일 삼성 3연전 2차전에서도 6-2, 4점 차로 앞선 9회 초 등판해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세 타자만 상대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23일 삼성전까지 2경기 연속 피안타와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 KIA는 삼성 3연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를 마친 뒤 복귀한 셋업맨 장현식이 8회 초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임무를 완수하며 홀드를 올렸다. 그가 없는 동안 동점 상황에서도 등판했던 정해영은 이제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자신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아직 좌완 셋업맨 이준영·김대유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다. 하지만 8회를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합류하며 정해영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KIA는 지난 시즌(2022)도 3~4월엔 7위에 그쳤지만, 5월부터 반등하며 월간 최다 승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큰 악재를 맞이했지만, 조금씩 2022시즌 5강 전력을 회복하고 있다. KIA는 금주 NC 다이노스와 홈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전열을 정비한 KIA가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5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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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활짝 웃으며 악수...첫 세이브로 반등 발판 만든 정해영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12일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 정해영의 컨디션을 언급했다. 부상 악재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 상황 속에서도 평정심을 잘 유지했던 김 감독도 이와 관련해서는 잠시 표정이 굳어졌다. 정해영은 11일까지 4경기 등판 중 3경기에서 실점을 기록했다. 2일 SSG 랜더스전에선 최정,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김재환에게 홈런을 맞았고, 4-4 동점에서 나선 11일 한화 이글스전 10회 투구에서도 4타자 상대 안타와 볼넷 1개씩을 허용하며 실점 빌미를 줬다. 구원 투수 김기훈이 폭투로 그의 책임 주자 득점을 허용했다. 김종국 감독은 "(컨디션이) 조금 안 좋은 게 사실이다. (어깨 부상이 있었던) 작년 상황보다는 낫지만, 구속과 구위 모두 (정상 수준으로) 안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대해 선수도 인지하고 있으니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2022시즌 시속 144.1㎞였던 정해영의 포심 패스트볼(직구) 평균 구속이 올 시즌 첫 4경기에선 140.8㎞까지 떨어졌다. 높은 코스로 들어가 장타로 이어지는 공도 잦았다. 정해영은 일단 12일 한화 3연전 2차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2-0으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그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노시환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채은성에게 안타를 맞고 동점 주자를 내줬지만, 김인환을 뜬공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직구 구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슬라이더와 포크볼 위주의 공 배합을 시도한 게 통했다. 모처럼 마운드 위에서 포수(한승택)과 웃으며 기쁨을 나눴다. 정해영은 마무리 투수를 처음 맡았던 2021시즌도 후반기 한 차례 위기에 놓였다. 지난 시즌도 개막 7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다가, 2경기 연속 실점하며 흔들렸지만 이내 극복했다. 어깨 부상으로 한동안 실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복귀 뒤 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21년 타이거즈 투수 한 시즌 최다 세이브(34개) 타이기록을 세우고, 지난 시즌도 32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다. 이번 난조 극복도 시간문제다. 12일 경기에서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는 결과를 만든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셋업맨 장현식이 부상 재활 치료 중이고 다른 불펜 주축 투수 전상현은 기복이 있다. 김대유·김기훈 좌완 투수들의 컨디션도 아직 정상은 아니다. 부상자가 많은 타선도 100%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해영의 어깨가 무겁다. 그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시즌 초반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2023.04.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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